토성 고리는 태양계 행성 중 유독 눈에 잘 띄지만, 사실 목성·천왕성·해왕성에도 고리가 있다. 이 차이는 고리를 이루는 물질의 성분에서 비롯된다. 이 글에서는 토성 고리만 잘 보이는 이유와, 애초에 행성 고리가 어떤 조건에서 생기는지를 함께 정리했다.
토성 고리는 왜 이렇게 잘 보일까?
토성 고리는 거의 대부분(약 99.9%)이 순수한 물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는 톨린이나 규산염 같은 소량의 불순물이다. 고리는 아주 작은 알갱이부터 기차만 한 크기의 얼음 덩어리까지 다양한 크기로 이루어져 있고, 고리 너비는 약 7만km에 달하며 토성 표면 기준 약 7만~14만km 범위에 걸쳐 있다. 주요 고리의 두께는 매우 얇아서 10m~1km 수준이며, 특히 B고리는 5~15m 정도로 극도로 얇다. 얼음은 햇빛을 효과적으로 반사하기 때문에, 이렇게 넓고 얇은 얼음 원반이 토성 전체의 밝기까지 높이는 역할을 한다.
목성·천왕성·해왕성 고리는 왜 안 보일까?
세 행성에도 고리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성분이 완전히 다르다. 목성 고리는 주로 먼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 고리를 구성하는 먼지 입자는 최대 15마이크로미터(㎛) 정도이고 헤일로 고리는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매우 작은 입자들로 구성돼 있어 빛을 반사하는 정도(광학적 깊이)가 극히 낮다. 목성 고리는 1975년 파이어니어 11호 관측에서 존재가 처음 암시됐고, 1979년 보이저 1호가 노출을 과도하게 준 사진으로 촬영하면서 공식적으로 발견됐다. 너무 어두워서 갈릴레오 탐사선, 허블 우주망원경, 켁 천문대 같은 정밀 장비로만 자세히 연구할 수 있었다. 천왕성 고리는 작은 먼지 입자부터 수 킬로미터 크기의 어두운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고, 반사율이 매우 낮아 기하학적 반사율을 다 합쳐도 5~6%를 넘지 않는다. 처음에는 7개 고리만 알려졌으나 보이저 2호 탐사로 9개, 허블 우주망원경 관측으로 13개까지 확인된 고리 수가 늘었다. 해왕성 고리 역시 매우 어둡고 희미해서, 보이저 2호가 1989년 근접 촬영한 이후 30여 년간 지상에서는 선명하게 관측되지 못했을 정도다.
애초에 행성 고리는 어떻게 생길까?
행성 고리 형성의 핵심 개념은 로슈 한계다. 로슈 한계는 위성이 모행성의 조석력(기조력)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한계 거리를 말한다. 이 경계 안쪽에서는 궤도를 도는 물질이 조석력에 부서져 원반, 즉 고리를 이루고, 바깥쪽에서는 물질이 뭉쳐 위성이 되는 경향을 보인다. 알려진 거의 모든 행성의 고리가 그 행성의 로슈 한계 안쪽에 있는데, 이는 우연이 아니라 조석력이 자체 중력보다 강한 영역에서는 물질이 뭉쳐 위성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행성 고리는 로슈 한계를 지나던 위성이 부서졌거나, 원시 강착원반의 물질이 애초에 위성으로 뭉치지 못하고 남은 경우로 추정된다. 다만 토성의 E 고리·포에베 고리처럼 로슈 한계 밖에 있는 예외적인 고리도 있다.
토성 고리는 태양계만큼 오래됐을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MIT 잭 위스덤 교수팀이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의 자료를 재분석한 결과, 토성 고리의 나이가 기존에 알려진 40억 년이 아니라 1억~2억 년에 불과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연구는 소행성이나 혜성 충돌이 아니라, 토성의 한 위성이 거대 위성 타이탄의 중력 영향으로 궤도를 이탈해 토성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면서, 즉 로슈 한계 안으로 들어오면서 파괴돼 고리가 됐다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사건이 토성 자전축이 공전 궤도면에서 약 27도 기울어진 현상까지 함께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큰 행성이 아니어도 고리가 생길 수 있을까?
그렇다. 2013년 천문학자들이 소행성 카리클로(10199 Chariklo)가 배경 별 앞을 지나가는 엄폐 현상을 관측하는 과정에서, 별빛이 두 번씩 총 네 번 어두워지는 모습을 포착해 두 개의 고리(반지름 390km·404km, 두께 각각 6km·3km, 1cm 미만의 작은 부스러기로 구성, 약 100년 전 형성 추정)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태양계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소천체의 고리였고, 2022년에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같은 엄폐 현상을 다시 포착해 고리의 존재를 재확인했다. 이후 왜소행성 하우메아(반지름 약 2,300km 고리), 켄타우로스족 소천체 키론(반지름 약 300km의 얇은 고리)에서도 고리가 확인됐는데, 이들은 모두 토성 궤도 너머 태양계 외곽에서 발견됐다. 특히 왜소행성급 천체 콰오아(Quaoar)의 두 고리(Q1R 반경 약 4,057km, Q2R 반경 약 2,520km)는 콰오아의 로슈 한계보다 훨씬 바깥쪽에 위치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는데, 이는 "로슈 한계 안에서만 고리가 유지된다"는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사례로 학계에서는 고리 형성 이론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성 고리가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순수한 물 얼음이라는 성분 차이 때문이고, 목성·천왕성·해왕성 고리는 어두운 먼지로 이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잘 보이지 않을 뿐 실제로는 존재한다. 고리 자체는 로슈 한계 안으로 들어온 천체가 조석력에 부서지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콰오아처럼 이 이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예외 사례도 계속 발견되고 있어 행성 고리 연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FAQ
Q. 목성, 천왕성, 해왕성에도 고리가 있는데 왜 안 보이나요? A. 이 세 행성의 고리는 어두운 먼지 입자로 이루어져 있어 빛을 거의 반사하지 못한다. 반면 토성 고리는 99.9%가 순수한 물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어 햇빛을 훨씬 잘 반사한다. (출처: 위키백과 목성의 고리·천왕성의 고리·토성의 고리)
Q. 고리는 어떤 조건에서 생기나요? A. 위성이 행성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 조석력이 자체 중력보다 강해지는 지점인 로슈 한계 안으로 들어오면 부서져서 고리가 된다. 원시 물질이 애초에 위성으로 뭉치지 못하고 남는 경우도 있다. (출처: 위키백과 로슈 한계)
Q. 토성 고리는 태양계만큼 오래됐나요? A.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 MIT 연구팀이 카시니 탐사선 자료를 재분석한 결과, 기존에 알려진 40억 년이 아니라 1억~2억 년 전에 형성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출처: 사이언스타임즈)
Q. 큰 행성이 아니어도 고리가 생길 수 있나요? A. 그렇다. 2013년 소행성 카리클로에서 처음으로 소천체의 고리가 확인됐고, 이후 왜소행성 하우메아, 켄타우로스족 천체 키론에서도 고리가 발견됐다. (출처: 비즈한국)
Q. 모든 고리가 로슈 한계 안에 있나요? A. 대부분은 그렇지만 예외도 있다. 토성의 E 고리·포에베 고리, 그리고 왜소행성급 천체 콰오아의 고리는 로슈 한계 바깥쪽에 있어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사례로 꼽힌다. (출처: 위키백과 로슈 한계, 스푸트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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